반응형






고등학생때였나.. 

내가 좋아했던 소녀의 추천으로 처음으로 내가 책을 읽었던 책.. 

이 책을 읽고서 좀 더 책에 대해서 많이 친숙했던 그 시절.. 


그 당시

내가 어떤 느낌이었는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다만 어렴풋이 느낀건 은서가 아프다는 느낌.. 


그 시절이 훌쩍 지나 

나는 지금 다시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당시의 그 느낌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나의 감정이 성숙해서일까.. 

아님 더 후퇴해서일까.. 


지금은 은서보다 세가 더 아프다.. 


세에서 받은 사랑의 언사를 

은서는 완에게 전했다


그리고 완에게 받은 공허함과 아픔을 

그대로 세에게 전달했다 


세는 은서를 사랑했다 

단지 그뿐.. 


같이 밥을 먹어도.. 

같이 영화를 봐도 세는 은서에게 완을 느꼈다 


세가 느꼈을

그 좌절.. 

그 공허.. 

그 분노.. 


그 모든것이 고스란히 내 가슴을 흔들어놓은 기분..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서.. 

어쩌면 이리도 상처를 받았을지.. 


세도 완도 은서도.. 

또 그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 그 인물 그 어느 누구도 

어쩌면 이리도 아픈지..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비춰졌을때의 허망함고 분노.. 

세는 어떠했을까.. 

그 슬픔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그 사람을.. 


책 제목처럼 그들의 감정은 너무 깊은 슬픔이다







"

   어쩌다가 내가 네 마음 아프게 하는 데 소질이 있는 사람처럼 되어버렸는지.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이런 것뿐이라니.

   답답하다, 가자.

"



"

   뭣 때문에 서로 좋은 순간을 적절하게 만나지를 못하고 서로의 등만 바라보며 애를 태워야 하는 거죠?

"



"

   이 여자를 기다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여자가 약속을 안지키기 시작하면서부터 세는 담배를 피웠다

   약속시간 십 분이 지나면 세는 벌써 감지했다. 그녀가 오지 않으리란 것을.

   하지만 세는 그 자리에서 얼른 일어나질 못했다.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은서가 전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는 시간까지 기다렸다

   .

   .

   .

   그후로는 담배로 버티었다. 한 개비만 태우면 올 것이다. 한개비 더 태우면 올 것이다... 세 개비... 네 개비...

"



"

   '아직도 배 안 고프냐?'

   ' ....'

   '시간이 괜찮다면 저기 식당에 가서 저녁 먹고 들어갈 수 있겠냐?'

   '무슨 말투가 그래?'

   '왜?'

   '밥 먹자고 하면 되지. 시간이 괜찮다면은 뭐고, 그럴수 있겠냐?는 또 뭐야'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할까? 세는 웃는다. 언제부턴가 네 앞에서 무엇을 해도 자연스럽지가 않다.

   네가 그냥 슬쩍 고갤 돌려도 내가 뭘 잘못했구나, 싶어지고, 네가 힘없이 앉아 있으면 내가 짜증스러워 그러는구나, 

   싶어 나는 자신감이 없어진다. 내가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그 말은 너에게 닿지 못할 것만 같으니

   내가 어떻게 그냥 밥 먹으러 가자, 고 할 수 있겠냐..

"




"

   왜 이해는 이렇게 늦게 오는 건지.

   다 지나가고 돌이킬 수 없을 때 오는 건지..

"



"

  식구같이 느껴져요 손을 잡아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고 그러죠.

  사람으로 태어난 외로움은 자는 얼굴에 다 묻어 있죠. 그래서 사람을 미워하려면

  절대 그 사람 자는 모습은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죠. 

  어떤 사람이건 자는 모습을 한번 지켜보게 되면 그 사람 아무리 미운 짓 해도 미워 못 해요.

  안됐거든요. 자면서도 이마를 펴지 못하고 자는 이 보면 더..

"




"

   '학교 그만두고 그림만 그리고 싶은 생각 없어?'

   '....'

   '응?'

   '나는......'

   '나는 뭐?'

   '믿음이 없어'

  

   믿음? 은서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금방 당황스런 표정이 되는 은서를 건너보며 세는 쓸쓸해졌다. 저 여자는 자신과 상관없는 말에도 

   자신을 연결지어 미리 저런 표정이 돼버리곤 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