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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홈페이지 정보

원제 : Aimez-vous Brahms...
글 : 프랑수아즈 사강
발표 : 1959년
옮김 : 김남주 
출판사 : 민음사
발행일 : 2008년 5월 2일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시 조찬모임' 에서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기억 속에 각인된 탓일까?

아니면 '슬픔이여 안녕'의 17세 소녀의 세실의 심리 표현에 매료되었을까?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 

 

도무지 25의 나이에 집필한 내용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인간 심리 묘사에 또 한 번 놀라움을 느낀다.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작가는

25살의 나이에 어떤 삶을 살았기에 

이토록 깊고 깊은 사람의 마음을 처절할 정도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그 삶의 깊이가 얼마나 처절하였기에..

 

어쩌면 그런 그의 삶 때문에 그녀가 그토록 처절하게 망가졌을지도...

아니 망가짐을 원했을지도.. 

 


 

권태로부터 시작된 시간.. 

폴과 로제는 6년의 시간을 지낸 커플이다 

 

폴과 다른 가볍지만 매혹적인 여자에게 매료된 로제.. 

그러면서 항상 자신이 힘들 때 돌아갈 대상인 폴은

언제나 자기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하는 걸 알면서도.. 

힘들 때 자신을 찾아주는 로제의 모습에 안도하며 

그런 로제를 사랑하는 여자 폴.. 

 

그런 그녀에게 브람스가 14살의 연상의 연인을 사랑했듯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쪽지와 함께 적극적인 구애로

조금씩 폴의 마음을 적시는 연하의 남자 시몽...

 

또 그런 어린 남자에게 느끼는 설레임과 

젊고 잘생긴 청년의 사랑을 독차지한다는 질투 어린 타인의 시선에

폴은 스스로의 자존감을 조금씩 잃어간다.

 

로제는 그런 폴을 지켜보면서 

그 상대가 자신보다 한참 어린 소년에 불과하다는 것에 대한 분노와

언제고 자신의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그녀가 

조금씩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현실에 괴로워한다.

 

 

소설에서 시몽이 폴에게 유죄를 선고하듯

이들은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1. 폴은 유죄

   : 타인의 시선 때문에.. 자신의 자격지심 덕분에..
    정작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외면한 죄

 

2. 시몽은 유죄 

   : 자신의 감정에 현실을 묵인한 죄...

    자신의 감정과 똑같은 크기로 상대의 감정을 호소한 죄...

    임자 있는 사람을 탐한 죄... 

 

3. 로제는 유죄

  : 권태로움의 감정을 타인에게 분출한 죄... 

   자신이 필요할 때만 상대의 감정에 충실한 죄...

   무엇보다 가장 큰 죄는 곁에 있는 소중함을 망각한 죄...

 

서로가 서로에게 이끌리는데 

무죄가 존재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당신,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 합니다."
....
"무시무시한 선고로군요."

 

요즈음 그녀는 책 한 권을 읽는데 엿새가 걸렸고, 어디까지 읽었는지 해당 페이지를 잊곤 했으며, 음악과는 아예 담을 쌓고 지냈다. 그녀의 집중력은 옷감의 견본이나 늘 부재중인 한 남자에게 향해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아를 잃어버렸다. 자기 자신의 흔적을 잃어버렸고 결코 그것을 다시 찾을 수가 없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그녀는 열린 창 앞에서 눈부신 햇빛을 받으며 잠시 서 있었다. 그러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그 짧은 질문이 그녀에게는 갑자기 거대한 망각 덩어리를, 다시 말해 그녀가 잊고 있던 모든 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다.

 

"모르지. 어재서 당신은 내가 미래를 준비하느라 현재를 망치기를 바라는 거지? 내가 관심 있는 건 오직 내 현재뿐인데 말이야. 그것만으로도 난 충분해"    - 어리석은 시몽..-

 

 

 

 

 

권태도 사랑이라는 말을 누군가 했었다

 

곁에 있어 모르겠지만 

 

그 권태도 사랑의 하나라고 누군가 말했던 기억이 난다

 

멀리 가지 말자 -마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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